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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한국근대문학선


취향난 정말이유. 아우님하고 의남매를 맺은 지도 벌 써 석 달이나 되건만 난 한 번두 아우님을 의동생이거 니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내 동생이거니... 피를 나눈 동생이거니... 했지요. 동생이란 것두 아우님이 나보다 나이 십 년이나 차이가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이 드는 것이지 만약 아우님의 나이가 나보다단 한살이라도 맏이 된다면 난오라버님 대우를 깍듯이 했겠으리다. 다섯 해만 맏이라도 나는 아저씨처럼... 아버지 처럼 받들었을 게야요. 그야 아우님으로 본다면 제까짓 것이 끽해야 기 생노릇하던 계집이요, 지금 이라야 찻집 마담으로 돈에만 눈이 빨개진 계집 이거니쯤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우님이야 나 같은 것 아니고도 친구도 있고 말벗도 있고 또 고국에 돌아가시면 정말 친누님도 계시고 하겠으니까, 그까짓 것! 하고 발 새에 때 꼽만치도 날 생각하지 않겠지만서두 참 난 안 그렇다우! 내야 아버지가 계시는 것두 아니구 어머니가 계시는 것두 아니구… 이 넓은 세상과 그 많은 인총에 나란 계집과 촌수 닿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구려. 그런데다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이런 땅에 와서 고국 사람들의 얼굴까지 그리고 사는 내가 어쩌자고 아우님을 소홀히 생각하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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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주역, 나를 흔들다

‘강호인문학’의 저자이기도 한 이지형은 내게 지난 2016년 6월 1일 발행된 Skeptic(월간)의 ‘음양오행과 사주’편에 실린 두 글 가운데 한 글의 필자로 기억된 분이다. ‘음양오행이라는 거대한 농담, 위험한 농담’이란 제목부터 흥미로운 이 글에서 필자는 음양론의 현실적 화신(化身)으로 추앙받는 주역(周易)은 무의미한 음양 막대기 6개씩의 조합과 유학자들의 사유가 자의적으로 결합된 무질서한 텍스트이며 적어도 태양 – 지구 – 달이라는 천문학적 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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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러브 레터

저자가 사랑이라는 렌즈를 대고 소개하는 예술이라고 해야하나. 그냥 스치듯 알았던 작가나 작품들도 다시 한번 보게 된 책. 작품 사진도 있고, 저자가 얘기하는 감상들이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해줬다. 사랑, 그 부조리한 감정.에드바르 뭉크와 렛미인, 사뮈엘 베케트, 다이안 아버스와 기형도. 빈센트 반 고흐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에로스와 질투피에르와 질, 에곤실레와 조르주 바타유, 살로메와 살바도르 달리 당신이라는 의미사라 문과 문태준,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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