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 와서는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았는지, 양반 중인 천민은 어떻게 어우러져 살았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역사 관련 저서들에서는 역사상 굵직하고 의미있어 "보이는" 큰 사건들을 연구하고 이를 알리는데 더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일반 사람들이 역사를 접한다는게 일부러 시간을 내어 관련 전문 저서를 읽거나 여러 사료를 보고 공부를 해야 할 것이지만 실제 그럴 여유도 없는게 현실이라 사극에 나오는 내용이 마치 역사인 양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한다.이 책이야말로 조선시대에 양반 남성들의 서간을 통해 "보통 사람" 즉 그 시대를 살아가던 한 인간의 모습을 가슴 찡하게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옛날이 지금보다 사람들이 훨씬 선하고, 마치 천사에 준하던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갈수록 세상이 험하다"고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결국 그 시대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것은 똑같다는 것과 굵직한 역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만들었던 소소한 역사도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조선 남자들이 진정을 담아 쓴 편지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 선비들이 붓으로 쓴 편지에는 역사 속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너무도 인간적인 남자들이 살아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기존 역사에서 만났던 선비들과는 다른, 평범한 한 남자로서의 대장부를 만나게 된다. 친구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박지원이나 어머니가 그리워 눈물 흘리는 이순신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그들의 면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장부 하면 대의명분으로 무장한, 감정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을 것 같은 인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정작 고전 자료들에 등장하는 그들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그들 역시 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이고, 부모를 그리워하는 아들이며, 힘든 일을 당하고서 친구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평범한 남자다. 그들이 남긴 편지에는 이 같은 그들의 본연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진정을 담아 쓴 옛 편지를 통해 대장부를 재발견하며, 나아가 편지마다에 녹아 있는 삶의 다양한 면면을 통해 오늘날 남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곰곰 생각하게 된다.
<p>여는 글-조선의 선비, 편지를 쓰다<BR><BR><B>1. 뜻을 세우다</B><BR>벼슬은 가난 때문에도 합니다-허균이 조위한에게<BR>나는 세상과 어울릴 수 없습니다-권필이 허잠에게<BR>으리으리한 집 앞을 지날 때면 침을 뱉습니다-권필이 송석조에게<BR>마침 동동주가 알맞게 익었다오 -허균이 권필에게 <BR>가난뱅이가 사는 법-이덕무가 정수에게 <BR>맹자로 밥을 먹고 좌씨전으로 술을 먹다-이덕무가 이서구에게<BR>그대는 송준길 선생의 중후함을 본받으시오-이덕무가 이서구에게<BR>세상에서 가장 큰 보시-이덕무가 윤가기에게<BR>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칠 새-서유구가 사촌동생 유경에게<BR>공자가 엽각을 한 뜻-최석정이 이광좌에게<BR>천성이 졸렬하여 면신례를 따를 수 없습니다-정약용이 권엄에게<BR><BR><B>2. 벗으로 산다는 것</B><BR>그대의 생활을 책임지리니-허균이 이재영에게<BR>신선이 부럽지 않은 지리산으로 놀러오시오-박지원이 친구에게<BR>참된 친구를 만나셨나요-박지원이 홍대용에게<BR>알아서 주시니 고맙습니다-박지원이 친구에게<BR>중의 살갗과 사슴 가죽-김정희가 초의 선사에게<BR>차의 인연-김정희가 초의 선사에게<BR>중구절의 흥취-신정하가 이위에게<BR>묘적사로 유람 갑시다-신정하가 신무일에게<BR>경포대로 오셔서 질탕하게 놀아봅시다-김이안이 친척에게<BR> 기년아람 을 빌려주십시오-정약용이 박제가에게<BR>책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정약용이 박제가에게<BR>내일 압록강을 건너면 정말 중국 땅입니다-이덕무가 친구들에게<BR>청성산 한 귀퉁이를 떼어주오-김정일이 권호문에게<BR>말에서 떨어진 것을 경하 드립니다-홍길주가 상득용에게<BR><BR><B>3. 세상살이, 고생길</B><BR>어머니를 찾아뵐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이순신이 이원익에게<BR>남을 원망하지 말고, 가난해도 구차해지지 마라-노긍이 큰아들 면경에게<BR>나는 이미 귀신이 다 되었네-노긍이 한사일에게<BR>내가 만약 이곳 유배지에서 죽는다면-정약용이 아들 학연에게<BR>사람은 복이 다하면 죽습니다-정약용이 형 약전에게<BR>여색을 삼가십시오-정약용이 이기양에게<BR>하산가 소리를 듣습니다-이학규가 지인에게<BR>보리밥과 탁주-이학규가 지인에게<BR>생강차 한 덩이를 보내주십시오-이학규가 지인에게<BR>도로 눈을 감아라-박지원이 유한준에게<BR>벌들의 법도-허균이 남궁생에게<BR>현실에 안주하지 마십시오-홍대용이 지인에게<BR>얽어매기는 쉬워도 어려움을 풀어주기는 어렵습니다-윤순거가 지방관찰사에게<BR>재앙이 오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닙니다-신흠이 이항복에게<BR>차라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기대승이 이황에게<BR>나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라-이식이 아우에게<BR>손자가 태어났다니 집안의 경사로세-김정희가 아우 명희에게<BR><BR><B>4. 아버지로 산다는 것</B><BR>운명의 수레는 잠시도 쉬지 않는다-정약용이 아들 학유에게<BR>반드시 절하고 인사해라-전우가 아들에게<BR>말을 할 때에는 늘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한다-이식이 아들 면경에게<BR>내 아들을 사위 삼아 주십시오-김낙현<BR>과일을 부탁 드립니다-안방준<BR>혼서 -김성일이 전개에게<BR>손자를 보았으니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또 있을까-박지원이 아들 종의에게<BR>손자의 이름을 지어주다-이황이 아들에게<BR>혼례는 잘 치렀느냐-이황이 손자 안도에게<BR>소과에 합격한 손자에게-이황이 손자 안도에게<BR>이승에서 너를 다시 볼 수 있다면-이광사가 딸에게<BR>딸에게 당부하는 말-이광사가 딸에게<BR>노파에게 배우다-정약용이 형 약전에게<BR>아버님께 올립니다-김정희가 아버지 노경에게<BR>장인께 올립니다-박태보가 장인 이후원에게<BR><BR><B>5. 죽음 앞에서</B><BR>차라리 죽어 한무덤에 묻힐 수 있다면-이광사가 죽은 부인에게<BR>아내의 죽음-김정묵이 친척들에게<BR>한 점 혈육도 없이 아내가 죽었습니다-박사해가 친척에게<BR>천명을 어찌 면하겠느냐-홍귀달이 죽은 딸에게<BR>형님이 돌아가시다니-정약용이 아들들에게<BR>주변 산천도 빛을 잃었다-조익이 죽은 딸에게<BR>우리 나이를 덜어 네게 줄 수 있다면-김창협이 죽은 누이동생에게<BR>내 홀연히 너를 잊고 지냈구나-김창협이 죽은 동생에게<BR>죽음 앞에서 후회되고 한스러운 것 세 가지-김수항이 아들들에게<BR>임금께 바치는 유서-이천보가 영조에게<BR>아픈 몸으로 내 장례에 참여하지 마라-남구만이 손자 극관에게</p>
카테고리 없음